19일 공판준비기일…애경·SK 임직원들 "주의 의무 충실히 이행"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수많은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애경산업·SK케미칼 임직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유해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게 공통된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19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등에 대한 1회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나올 의무가 없어 이날 대부분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았다.

애경산업 측과 이마트 전직 임원 등은 이날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안 전 대표 측은 “SK케미칼과 공동으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해 판매했다고 기소됐는데 우리는 제조자가 아니라 판매자”라며 “제품 유해성 또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판매자로서 주의 의무 또한 충실히 이행했다는 부연이다.

애경산업의 다른 관계자들 역시 퇴사 이후에 SK케미칼과의 계약이 이뤄졌다거나 자신의 위치에서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다했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마트 임원들은 “공소사실의 사실관계는 다투지 않으나 법리적인 부분에서는 혐의를 부인한다”며 “이마트는 가습기살균제 완제품을 받아 판매했으니 판매자로서 부과된 주의 의무를 위반한 바 없다. CMIT·MIT는 과거에도 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아 기소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피고인들은 검찰이 PHMG 등 이미 유해성이 확정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옥시·홈플러스 등과 공동 정범으로 기소한 데 대해서도 “같은 카테고리의 생산품이라는 이유로 무한한 과실과 공범으로서의 책임을 지게 되면 법적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항변했다.

이어 열린 홍지호 SK케미칼 전 대표 등의 1회 공판에서도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 전 대표 측은 “CMIT·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가 폐 질환과 명확히 관련 있다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가습기살균제 판매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성이 있다고 인식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SK케미칼 관계자 등 다른 피고인들도 홍 전 대표 측과 유사한 주장을 펼쳤다.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과의 인과관계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피고인이 관련 사태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한 적이 없다는 게 골자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이 피고인이 많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필요한 경우 병합하거나 분리하는 식으로 이번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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