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게임 장르로 인정받았으나 불안정한 운영 등 흥행 아쉬움 남겨

넥슨 '야생의 땅: 듀랑고'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넥슨의 모바일 수집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야생의 땅: 듀랑고’가 출시 1년 10개월 만에 결국 서비스 종료된다.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게임으로 호평받으며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으나 장기 흥행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긴다.

16일 넥슨은 듀랑고를 개발한 넥슨 왓 스튜디오의 이은석 총괄 프로듀서(PD)와 양승명 PD는 개발자 노트를 통해 "야생의 땅: 듀랑고의 서비스는 끝나지만 듀랑고 세계의 또 다른 이야기들과 왓 스튜디오의 새로운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며 게임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전했다.

넥슨은 이날 종료 공지를 통해 유료 아이템 결제 차단과 환불 절차 등을 안내했다. 서비스 종료 시점은 12월 18일이며, 게임 서비스 내에도 공지가 된 상태다. 남은 기간 넥슨은 듀랑고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듀랑고는 넥슨이 약 6년 간 200억원 이상을 쏟아 개발한 야심작이다. 2012년 ‘프로젝트 K’라는 이름으로 처음 발표됐고, 지난해 1월 25일 정식 출시됐다. 주로 판타지나 무협 세계를 그린 기존 MMORPG 게임과 달리 공룡시대를 배경으로 농경과 수렵 등을 펼치는 '야생개척'이란 독특한 게임 장르를 선보이며 출시 전부터 큰 기대감을 모았다. 

지난해 1월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4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게임 원작을 활용한 MBC 주말 예능 프로그램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가 제작되기도 했다. 연말에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 기술창작상 기획시나리오, 그래픽 분야 등 3관왕을 차지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초반 돌풍 이후 이용자들이 줄어 매출순위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에 넥슨은 같은해 5월 10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글로벌 출시에 나서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듀랑고는 서버 다운 등을 포함해 운영 콘텐츠 등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지난해 출시 직후 이튿날까지 접속장애를 일으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은바 있다. 당시 이 PD는 “듀랑고 출시 이후 게임 내 인구밀도 조절장치, 대기표 시스템, 인구밀도, 데이터베이스 성능 문제를 발견했다”고 인정했다. 

또 넥슨은 듀랑고에 인공지능(AI)이 게임 이용자 캐릭터 주변 환경을 새롭게 생성하는 기술을 도입했으나 모바일 관련 사용자환경(UI)이나 사용자경험(UX) 등이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악재 속에서도 넥슨은 듀랑고는 오래가는 게임으로 기획됐다며 서비스 지속 가능성에 대해 시사해왔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4월 기자간담회에서 “듀랑고는 매출이 많이 나지 않지만 듀랑고를 즐기는 이용자와 트래픽은 상당히 많다”라며 “듀랑고는 10년 이상 갈 프로젝트로 기획됐으며 좋은 게임과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넥슨 관계자는 듀랑고가 결국 2년을 넘기지 못한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과 논의 끝에 사업적 판단으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 레퍼런스가 없는 새로운 시도를 했던 타이틀인 만큼 ‘야생의 땅: 듀랑고’의 개발·서비스 경험을 토대로 유저분들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올해 상반기 매각이 무산된 이후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이정헌 대표 지휘 아래 수백억원대 개발 게임도 정리하고, 창업공신인 허민 대표도 외부 고문으로 영입하며 내부조직 개편에 나선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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