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한화·미래에셋·교보·DB 등 6개 대기업 금융그룹 건전성 관리
[한국정책신문=김진솔 기자] 은행지주사와 구분되는 비은행금융그룹에 대한 감독제도 법제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금융안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한 목표로 꼽혔다.
한국금융연구원·자본시장연구원은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그룹감독제도 향후 추진방향 세미나'가 개최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1분기 중 금융그룹 감독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상반기 내 모범규준을 개정·연장 시행할 계획이다.
국회 역시 지난해 발의된 후 계류 중인 금융그룹 감독 제도 법제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세미나 첫 발표는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나서 해외 금융그룹감독체계 운영현황을 살피고 시사점을 제시했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그룹에는 금융 및 일반기업으로 이루어진 금산결합이 다수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런 구조적 특성 및 금융안정 확보 필요성 등을 고려해 추가적인 건전성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금융그룹감독제도 시범운영 대상에는 금융모회사그룹(미래에셋·교보생명) 2개와 금산결합금융그룹(삼성·한화·현대차·DB) 4개가 있다.
롯데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를 매각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 연구위원은 "금융그룹감독체계 논의에 있어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와 연결되는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감독체계 구축에 있어 핵심적인 원칙인 금융안정성 확보 외에 다른 논의는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연 금융연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금융그룹감독제도의 개선방안 및 향후과제를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회사 등의 역량이 충분치 않은 점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감동당국이 리스크를 점검해주는 '필라(Pillar)Ⅱ' 제도 적용을 제안했다.
필라Ⅱ는 먼저 은행이 스스로 리스크를 인식·측정·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감독당국이 시스템의 적정성 여부를 점검하고 조치하는 제도다.
이 연구위원은 "필라Ⅱ는 리스크 민감도가 높고, 리스크 측정·운영 방식도 은행이 자율적으로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업권별, 국적별 감독규정의 필요성을 제창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존 은행지주 금융그룹과 규제차익이 생기면 안 되고 해외금융기업이 들어왔을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참석했다.
은 위원장은 축사에서 "금융그룹위험에 대한 평가가 개별 금융업권 규제와 중복되지 않도록 그룹리스크 평가방안을 정교화하겠다"며 "이와 함께 재무적 위험뿐 아니라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위험도 세밀하게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