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IB딜·조용한 IPO시장...운용 손실 가능성도 있어

<사진=김진솔 기자>

[한국정책신문=김진솔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증권업계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에 시장의 불안한 시선을 받고 있다.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투자은행(IB) 딜이 사라지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권업 대표종목으로 구성된 KRX증권의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올해 첫 장보다 3조4183억원(14.94%)나 급감한 19조4605억원이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은 '상고하저' 형태를 띄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보는 기업가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일반적인 수준을 한참 넘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증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증권사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풀이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에 맞서 급격히 커진 개인투자자들의 '동학개미운동'이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브로커리지)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 감익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증권사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그 이유로 ▲파생결합증권 헤지운용 손실 가능성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투자자산 손실 가능성 ▲주식시장 악화와 대면 접촉 지양에 따른 IB 딜 일부 지연·취소, 대면 영업 부진 우려 등을 꼽았다.

정 연구원은 "특히 지금까지 국내 증권업을 이끌어왔던 IB중심의 자본 투자형 모델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오히려 짐이 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증권사 실적 견인의 원동력으로 불리는 IB수수료는 이미 작년 2분기 수탁수수료 수익과 같은 비중(36.1%)으로 올라왔으며 꾸준히 커져 왔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수수료수익 중 IB부문수수료 비중이 처음으로 수탁수수료 비중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IB부문과 자산관리(WM)부문의 비중이 증가하는 등 수익이 다각화했다"고 평가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 대부분의 IB 딜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IB 부분의 1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 따라 제로금리(0.75%)로 내려간 한국의 기준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 규제도 증권사에 우호적이지 않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상반기 집중되는 IB딜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미팅과 실사 등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규제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가 쉽지 않은 가운데 바이러스 전파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감익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이 같은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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