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악하고 불편한 말만 쏟아내는 차기 대선주자들…'교만'에서 벗어나야 좋은 롤모델로 미래 밝혀줘

<출처=포커스뉴스>

우리들 소시민은 누군가를 늘 닮고 싶어 한다. 그래서 어릴 때보면 모두가 이순신 장군을 닮고 싶다고 했고, 크면서는 정주영이나 이건희 같은 재벌이 되고 싶어 했는가 하면 사회 각 방면에서 잘 나가는 인물들을 닮아가고 싶어 했다. 지금은 연예 스포츠 스타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어린 학생들은 김연아·빅뱅·소녀시대·수지·공유 등과 같은 스타들이 롤모델이 되고 있다. 롤모델의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히 있다.

이른바 '키즈 세대'의 목표가 되고 있으니 말이다. 박세리 키즈의 효과를 보자. 박인비 같은 골프 꿈나무들이 그를 닮고 싶어 열심히 노력하다가 여자 골프가 세계 정상권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은 롤모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 주는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박찬호 키즈는 또 어떤가? 추신수·이대호·강정호·박병호 등이 그의 뒤를 좇아 프로야구 대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축구에선 차범근 박지성 키즈도 있다. 그들의 계보를 잇는 손흥민의 활약은 뛰어나다 못해 눈부시다.

이처럼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잘 나가는 스타들과 지도자들은 부와 명예를 한 번에 거머쥐고 자신을 닮고자 하는 숱한 후배들 앞을 달려 나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그들의 활약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책임도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자신의 활약 여부에 따라, 품성과 행동의 여하에 따라 숱한 후배들이 잘못된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헌재와 특검이 연일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피의자들을 구속하고 있다. 그 중에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장관 사상 최초로 구속 기소되는 첫 불명예를 남기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조 전 장관은 1991년 스물다섯의 나이에 사법고시에 붙었다. 서울대 출신의 조 전 장관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거쳐 한나라당 대변인, 국회의원, 여성가족부장관, 정무수석 그리고 문체부장관 등으로 승승장구했으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자신의 롤모델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탄탄대로의 길을 달려 온 셈이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또 어떤가? 그는 1960년 21살에 사법고시의 전신인 고등고시에 합격한 천재였다. 1960년은 제2공화국 시대로 까마득한 옛날이다. 경남고와 서울대를 거쳐 약관의 나이에 그 당시 고시에 붙으면 아무리 젊어도 '영감'이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그 높고 어려운 '영감' 자리를 꿰찬 것이다. 그리고는 법무부 수사검사를 거쳐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부장, 검찰청 부장검사, 검찰총장 등 법조인으로 위명을 날리며 50년간이나 각종 정치 현안에 깊숙이 관여해 왔으니 그 또한 후배들이 닮고 싶어 한 롤모델 중의 한 명이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롤모델(role model)'이란 말은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나 임무 따위의 본보기가 되는 대상이나 모범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조윤선과 김기춘은 자신들의 뒤를 따라오며 존경하고 사랑해 온 후배들에게 심각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마땅하다. 그들은 본보기가 아니라 오·시범의 교본이 되고 말았다. 박 대통령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는 더 이상 여성 대통령을 뽑을 수 없게 되었다는 탄식소리가 여성들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니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절반의 투표자들에게 무한한 부담감과 책임의식과 속죄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삶 속에서 겸손이 아니라 교만을 앞세웠다. 고대 헬라어로 교만은 "말(馬)위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자어로도 교만(驕慢)의 '교'자(字)는 말(馬)과 함께 쓰여 있다. 말위에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아래로 보이는 법이다. 동서양의 대표적 언어인 교만이라는 말이 '말(馬)위'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가장 낮은 자세로 일하는 마음이라야 '국민의 공복'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다음 대선주자들은 과연 그럴까? 솔직히 믿어지지 않는다. 벌써 입밖으로 쏟아내는 말들이 험악하고 불편하다. 겸손과는 거리가 멀며 현실적이지도 않다. 정직하지도 않고 겸손하지도 않으며 교만한 자를 뽑게 되면 우리 정치는 또 수년간 후퇴하고 말텐데 하는 걱정이 벌써부터 앞선다. 

설을 맞아 설인심을 얻어가려는 대선주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을 포함하여 대선주자들 간에 '교만' 테스트라도 해 봐야 할 것인가? 잘 살펴보면 그런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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