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출처=포커스뉴스>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직후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은 채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사건 관계인과 직원들이 이용하는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이날 조사는 오전 9시 35분께부터 서울중앙지검 10층에 있는 1001호실에서 한웅재 부장검사, 배석검사 1명, 수사관 1명에 참석한 가운데 시작됐다. 단 박 전 대통령과 동행한 변호인들이 조사과정을 동영상 녹화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음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조사과정은 동영상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두고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서 브리핑을 통해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를 벌여 헌정 사상 최초로 헌재에 의해 파면된 것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국민통합을 위한 메시지도 없었다"고 지적하며 "검찰의 '예봉'이 말잔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 검찰 출석 직후 국회 본관에서 "오늘 검찰 소환을 당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비춰지는 과정에서도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용서를 구하지 않고 원론적인 말씀만 하신 것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이라며 "이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 역시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 결정을 받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보다 진정성있는 메시지를 원했건만 끝끝내 형식적 입장만을 밝힌 채 검찰청사로 사라졌다"며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의 당사자로서 국민들에게 진정성있는 사죄의 마음을 표명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어떠한 입장 발표도 없다"고 밝혔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는 짧은 소감을 밝힌 데 대해 당 차원에서는 별도로 논평하지 않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한 만큼 오늘 출석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며 "검찰은 국가 품격과 국민 통합을 고려해 조사과정에서 전직 대통령 예우와 안전에 신경써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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