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 각각 7곳과 4곳…본입찰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이번엔 새 주인찾을까…삼부토건·경남기업본입찰개시. <뉴스1>

법정관리 중인 삼부토건과 경남기업의 운명을 가를 매각 본입찰이 본격 시작된다.

두 건설사 모두 이미 두 차례 매각 실패 아픔을 겪은 만큼 이번 입찰 결과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매각이 무산될 때마다 가격이 낮춰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실패하면 헐값에 팔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일 서울회생법원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삼부토건에 대한 본입찰이 진행되고 이어 1주일 뒤인 15일 경남기업 매각 본입찰이 실시된다. 두 업체 모두 매각주간사는 삼일회계법인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 유치 방식으로 인수합병(M&A)이 진행된다. 입찰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좋다. 지난 18일 마감한 삼부토건과 경남기업의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기업은 각각 7곳, 4곳에 달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삼부토건 인수를 두고는 M&A계의 큰손 SM(삼라마이다스)그룹과 신일유토빌건설, 대우산업개발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광채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신일유토빌은 LOI 접수기간 전에 이미 서류를 제출했으며 언론을 통해서도 인수의지를 피력했다. SM그룹은 주택사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삼부토건 인수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대우산업개발도 사업 다각화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SM그룹은 경남기업에도 LOI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 예비입찰에는 SM그룹을 포함해 4곳의 기업이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기업이 삼부토건과 경남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매각 성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두 건설사 모두 주요 자회사와 자산 매각으로 몸집을 줄이고 재무상태를 개선해 인수자의 부담을 한층 낮췄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 역삼동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과 삼부오피스빌딩, 삼부건설공업 등 자산을 매각해 79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상환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2614억원으로 7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자산매각과 채권상환으로 부채규모를 크게 줄인 만큼 이번 M&A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도 매각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자회사 수완에너지를 지난 2월 280억원에 매각했다. 회생계획에 따라 지난해 총 730억원의 채권을 변제하기도 했다. 경남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4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4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인수 희망 기업들의 관심이 본입찰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상장사인 삼부토건의 경우 매각 소식이 나돌면서 올초 한 주당 5000원대였던 주가가 1만3000원대까지 올랐다. 그만큼 인수가격이 오른 셈이다. 경남기업 역시 기업 인수 후 정상화까지 들여야 하는 추가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일정 부분 투자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이후 건설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것도 부담이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주택경기 호황으로 건설사들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올해 주택시장 위축 우려로 내년과 내후년 건설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봤을 때 건설업체들이 공격적인 M&A에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경남기업은 지난해 5월 매각을 진행해 SM그룹을 포함한 6곳에서 인수의향서를 받았지만 본입찰 흥행에 실패해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삼부토건도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자금 증빙에 실패하면서 유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 절차가 장기화 될 경우 매각 가격은 물론 기술·수주경쟁력 등 기업의 매력도 감소하게 된다"며 "이번 입찰 결과가 올해 건설사 M&A 분위기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국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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