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BN

[한국정책신문=전화영 기자] 28일 오후 방송되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자연인 김홍중(68) 씨의 사연을 소개한다.

해발 600m의 험준한 산자락에 자리한 외딴 집. 아무도 드나들지 않은 듯 길도 닦이지 않은 이곳에 푸근한 인상을 지닌 자연인 김홍중 씨가 살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뛰어난 필력으로 서예를 하고 드넓은 자연에서 홀로 사교댄스를 추며 자유를 만끽하는 이 남자가 깊은 산 속으로 들어오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가난한 집안의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오로지 배곯지 않기 위해 초등학교 졸업장도 받아들기 전인 13살부터 객지 생활을 시작했다. 한약방부터 양복점, 구두닦이 등 허드렛일을 하며 하루 15시간씩 일했지만 쌀 밥 한 그릇 배불리 먹는 것조차 힘들었던 그는 열일곱이 되던 해 무작정 상경, 고소하고 달콤한 빵 냄새에 이끌려 영화배우 신영균 씨가 사장으로 있던 명보제과에 걸음을 멈추게 됐고, 끈질긴 매달림 끝에 취직에 성공하게 된다. 배운 건 없지만 성실하고 손재주가 좋았던 그는 누구보다 착실하게 일해 윗사람들 눈에 들었고 서울 사대문 안에 드는 유명한 빵집으로 계속해서 스카우트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던 중 그는 스무 살에 군대를 갔고 마지막 해엔 생사를 오가는 베트남 전쟁터에서 힘든 군 생활을 해야 했다. 그리고 돌아온 고국 땅... 그에겐 아빠. 가장이라는 이름이 갑작스레 붙여졌다. 그가 베트남에 있을 때 빵집에서 만난 지금의 아내가 홀로 딸을 낳아 기르고 있었던 것... 놀랄 겨를도 없이 한 가정의 가장이 된 그는 형과 함께 형광등 부품사업을 시작했다. 제빵에 대한 미련도 있었지만 당시엔 형님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시대였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에 뛰어들어 낮에는 전기 설비 현장으로, 또 밤에는 전기 공부를 해가며 오로지 처자식 굶기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전국을 돌며 뛰었던 자연인. 그러나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가 맡았던 연립주택 전기설비의 시공사가 부도나며 대금을 받지 못한 자연인의 회사도 연쇄부도에 처한 것.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던 그는 낮에는 아이스크림, 밤에는 찹쌀떡 행상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고 다시 관공서 전기설비사업을 시작해 60억 원 대 공사를 따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시대가 바뀌면서 발주처의 입맛에 맞는 입찰 서류를 작성할 능력도, 사업 확장을 위한 유려한 외국어 실력도 갖추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한계를 느낀 그는 전기공학을 전공한 두 아들에게 사업을 물려주고 자신만의 산골왕국에서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어린 시절 배고픔을 해결해주던 죽순이 많은 보금자리에서 죽순과 대나무를 이용해 보약 밥상을 차리고 깻묵과 먹을 수 없는 열매며 이파리 등을 발효시켜 천연 살충제 겸 비료를 만들어 건강한 먹을거리를 일군다는 김홍중 자연인.

앞만 보며 달려온 도시에서의 생활은 안녕. 이제는 자연 속에서 진짜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는 자연인 김홍중 씨의 이야기는 6월 28일 오후 9시 5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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