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팔팔'과 '구구'로 해당 시장 석권, 종근당 '센돔' 상승세…'비아그라'와 '시알리스' 체면 구겨

한미약품의 '팔팔'과 '구구', 종근당의 '센돔' 등이 선전하며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출처 유비스트, 한국정책신문 재구성>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토종 제약사의 복제약이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원외처방액 순위에서 압도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가격이 저렴한 복제약이 시장을 이끄는 형국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발기부전치료제 원외처방액 순위'톱(Top)10'에 오른 제약사 대부분은 복제약을 내세운 국내 토종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기세를 몰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가 최근 발표한 원외 처방액 통계에선 단연 한미약품이 눈에 띈다. 회사는 10개 제약사 중 1, 2위에 자사 복제약을 올렸다. 1위를 차지한 '팔팔(성분 실데나필)'의 처방액은 지난달 23억9483만원으로, 전년 동월 20억8960만원보다 14.6% 증가했다. 2위에 오른 '구구(성분 타다라필)'은 같은 기간 9억1864만원에서 무려 83.9% 늘어난 16억8958만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업계는 한미약품의 선전을 두고 '99세까지 팔팔하게(99팔팔)'와 '오래오래 팔팔하게(久久팔팔)'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출시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3위에는 팔팔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한국화이자의 '비아그라(성분 실데나필)'가 이름을 올리며 체면치레했다. 비아그라의 올해 7월 처방액은 지난해 7월 8억1555만원보다 8.9% 증가한 8억885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누적 처방액 순위 3위를 기록한 종근당의 '센돔(성분 타다라필)'은 지난달 전년 동기 6억4260만원 대비 31.4% 늘어난 8억4451억원의 처방액으로 4위를 차지했다.

센돔의 성장은 저렴한 약가에 필름형 등의 제형 선호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종근당은 센돔 상승기세에 힘입어 올해 7월 비아그라 복제약인 '센글라(성분 실데나필)'를 출시했다. 또,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레비트라(성분 바데나필)' 복제약 개발을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오리지널 의약품과 유효성·안전성이 동등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시험)을 신청했다.

발기부전치료제 라인업을 강화함으로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회사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 성분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확대를 위해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구와 센돔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한국릴리의 '시알리스(성분 타다라필)'가 최상위권 막차격인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알리스의 올해 7월 처방액은 7월6222만원으로, 지난해 7월 8억1940만원보다 7.0% 감소됐다.

이어 6위부터 10위는 △동아에스티 '자이데나(성분 유데나필)' 6억2533만원 △SK케미칼 '엠빅스(성분 미로데나필)' 5억3014만원 △한국콜마 '카마라필(성분 타다라필)' 3억4635만원 △대웅제약 '타오르(성분 타다라필)' 3억1927만원 △대웅제약 '누리그라(성분 실데나필)' 3억35만원 등이 차지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는 일명 해피 드럭(Happy Drug)으로, 여타 치료제처럼 생명에 직결된 의약품은 아니기 때문에 고혈압치료제나 항암제 등과는 반대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복제약을 선호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마케팅도 국내 제약사의 선전에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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