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 연구…세리아 나노입자가 뇌출혈로 발생한 염증반응 억제

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출혈 후 뇌손상의 주요 병태생리를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나노기술을 도입, 뇌출혈의 의학적 치료공백을 극복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기능의 '세리아 나노입자'가 뇌출혈로 인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뇌출혈은 국내 뇌혈관질환의 30%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뇌혈관의 약한 부분이 터져 발생하며 두통과 의식저하, 반신마비, 발작 등을 동반한다. 뇌출혈 후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뇌부종은 환자를 사망에도 이르게 한다. 실제 뇌출혈 환자는 1달 내 40%가, 1년 내 나머지의 50%가 사망하며, 12-39%의 환자에서만 완전한 기능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23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승훈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뇌출혈 후 주변조직의 염증반응이 뇌부종과 그에 따른 뇌손상을 일으키고, 이 뇌부종과 뇌손상이 뇌출혈의 사망률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연구팀은 염증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탁월한 기능을 하는 세리아 나노입자를 치료물질로 택했다.

자체 개발한 세리아 나노입자를 뇌출혈 환경이 조성된 세포에 적용한 결과, 염증억제와 세포보호 효과를 확인했다.

뇌출혈 동물모델(생쥐) 정맥주입 결과에서도 세리아 나노입자를 주입한 군은 그렇지 않은 군(대조군)에 비해 뇌출혈 병변 주변의 대식세포(뇌출혈 후 염증반응 초기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가 감소했으며, 염증반응 시 발현되는 단백질 역시 줄었다. 염증반응이 줄면서 뇌출혈로 인한 뇌부종도 대조군에 비해 현저히 감소(68.4%)했다.

즉, 뇌출혈 후 주변조직의 염증반응을 억제하면 뇌출혈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이승훈 교수는 "뇌출혈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이전부터 있었고, 치료제 개발 역시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이뤄졌으나 현재까지도 난항을 겪고 있다"며 "이 연구는 뇌출혈 후 뇌손상의 주요 병태생리를 파악해, 그에 적합한 나노기술을 도입, 뇌출혈의 의학적 치료 공백을 나노기술로 극복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현재 동물실험에 성공한 단계로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나노 연구(Nano Research)' 8월호에 게재됐다. 국내 특허를 비롯해 국제 PCT(특허협력조약) 출원도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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