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풀, 삼성ㆍLG 세탁기에 40% 고관세 요구...산자부, 연휴 끝나는대로 업계와 대핵 강구키로

[한국정책신문=김소희 기자] 미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발동은 오히려 자국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이들 글로벌 대기업의 대미 투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법인 뉴스룸을 통해 "이번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결정이 실망스럽다"며 "구제조치로 미국 소비자들에 끼칠 영향 및 가전 공장 설립에 미칠 부작용에 대해 위원회가 신중히 고려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미국법인은 그러면서 미국의 소비자들이 세탁기를 사면서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값은 올라가며, 기능 부족한 문제점에 직명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남겼다.

미국 정부가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할 경우 미국 현지 소비자는 물론 가전공장 설립 예정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LG전자도 "LG전자 세탁기는 그동안 많은 미국의 유통업체와 소비자가 선택했기 때문에 성장해왔다"면서 "세이프가드가 발효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미국의 유통업체들과 소비자에 돌아갈 것"이라 강조했다.

LG는 이어 "19일 열리는 공청회에서 이런 점을 적극 내세우고 월풀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점을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28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사절단에 참여한 자리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3억8000만달러 규모의 가전공장 설립계획을 발표했다. LG전자도 올 초 테네시주 현지에 가전공장 설립 계획을 밝혔었다. LG는 이 공장에서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현지 인력 1000명, LG전자는 2019년까지 600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고관세 적용이다. 청원자인 미국 월풀 측은 중국산 세탁기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태국 등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 세탁기에 대해서도 40%대의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풀의 주장대로 40%^의 고관세가 적용되면, 수출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삼성과 LG의 세탁기를 사려는 소비자들도 그만큼 비싼 가격을 물어야할 판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ITC의 세이프가드 판정에 우려를 나타내며 비판적 기사를 싣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애나 스완스 기자가 쓴 '세탁기 전쟁이 트럼프의 기질을 시험하게 될 것'(Washing Machine War Will Test Trump’s Mettle on Trade)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 이번 ITC 세이프가드를 문제 삼을 수 있다”며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2년 유럽 교역국들의 무역 반격을 우려해 철강 세이프가드 관련 조치를 철회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추석연휴가 끝나는 오는 11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세이프가드 구제조치와 관련한 대책회의를 진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9일 미국에서 열릴 2차 ‘구제조치’(Remedy) 공청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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