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Y' 일회성 홍보관 아닌 이웃 간 교류할 수 있는 자리 마련

위스테이 견본주택이자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의 외관. <한국정책신문>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국토교통부가 국내 처음으로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 임대주택 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견본주택의 탈바꿈은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서울 시내 한복판 명동에서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인 ‘위스테이(WE STAY)’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아 봤다. 이곳은 ‘아파트 형태를 한 마을공동체’를 표방하고 있다.

이 견본주택은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아파트 분양과 홍보 용도에만 그치지 않고, 조합원들이 입주 전까지 다양한 소모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류공간으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조합원뿐 아니라 시민들도 이 커뮤니티하우스에서 진행되는 교육 강좌, 공연, 취미활동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위스테이 사업주관사이자 사회적기업인 ‘더함’의 양동수 대표는 “위스테이 견본주택은 단순히 주거공간을 재현한 주택전시관이 아닌, 입주민들이 다양한 교류활동을 통해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날 수 있는 ‘커뮤니티하우스’의 역할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스테이 견본주택 내에선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들을 수 있는 강좌가 진행된다. 실제 위스테이 별내 조합원이기도 한 이우연 프롬더바디 대표가 재능기부로 운동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더함 제공>

위스테이 아파트는 국토교통부 시범사업으로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다. 입주민이 스스로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해 아파트 공급자이자 운영자가 되는 주도적 역할을 하며, 건설사는 단순 도급 형태로만 참여한다. 임대료도 시세 대비 약 80% 수준으로 알려졌다.

더함이 위스테이 사업 전체를 주도하고 시공사, 자산관리회사, 건축설계회사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한다. 현재 추진 중인 위스테이 사업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에 들어설 ‘위스테이 별내’(491세대)와 고양시 지축지구의 ‘위스테이 지축’(539세대) 2곳이다. 전 세대 계약을 완료한 위스테이 별내는 계룡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다.

이 사업의 핵심인 조합 공동체는 견본주택 공간을 활용해 입주 전부터 형성되고 있다. 조합원들이 운동 강좌를 듣기 위해 속속 모여드는 모습도 눈에 띈다.

조합원들은 이미 친구가 된 듯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날 조합원이기도 한 이우연 프롬더바디 대표는 견본주택의 라운지에서 재능기부 형태로 직접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위스테이 견본주택 1층 유니트 내에 전시된 거실은 다양한 콘텐츠의 강의실로도 쓰인다. <한국정책신문>

견본주택 내부 구성도 기존 견본주택과 사뭇 달랐다. 유니트와 단지 모형이 전시된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조합원 모두가 둘러 앉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개방된 라운지가 자리 잡고 있다. 한쪽 벽면은 기부 받은 책들이 책꽂이에 꽂혀있어 도서관처럼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한 층을 더 올라가면 명동 빌딩숲이 보이는 루프탑(Rooftop)이 위치한다. 특히, 1층의 유니트 공간은 주택전시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심리치료, 인문학 등 여러 가지 콘텐츠의 강의실로도 쓰인다.

더함 관계자는 “날씨가 시원해지면 루프탑에서 캐주얼 음악회를 열거나 카페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11일엔 라운지에서 가수 스윗소로우 공연이 열려 조합원과 시민들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 조합원들의 총회도 라운지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7월21일엔 ‘지축쿱파티’를 열고, 곧 1차 조합원을 모집할 위스테이 지축에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여 꿈꾸는 아파트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렇게 형성되는 공동체는 앞으로 지어질 아파트로 장소를 옮긴다.

더함 관계자는 “공유할 수 있는 삶을 지향하는데, 예를 들면 비싼 와인을 마시고 싶을 때, 함께 논의해서 마시고 싶은 조합원들끼리 구입하면, 비용부담도 적고 나눠 마실 수 있다”며 “크게는 단지 내 캠핑카를 구입해 공유해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견본주택은 사회적 기업과의 연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니트를 비롯해 견본주택 곳곳에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었는데, 작품 대부분이 신진 예술가를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에이컴퍼니’에서 제공한 작품이다. 내방객에게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는 ‘아시아 공정무역 네트워크’가 참여했다.

견본주택 내부 곳곳엔 사회적 기업 '에이컴퍼니'에서 제공하는 신진예술가 작품이 전시돼 있다. <한국정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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