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으로 베트남 부상…중동시장은 저유가·정치리스크로 주춤

최근 대형건설사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하다. 사진은 대우건설이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스타레이크 시티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베트남 시장에서 실적을 가시화하고 있다.

각 건설사는 전통적인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시장에서 저유가와 정치적 리스크 등으로 발주가 정체되고 있어, 경제가 급성장 중인 베트남을 해외 수주의 공백을 메울 신흥 시장으로 지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베트남 첫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와 관련해 3개 공사를 신규 수주한 가운데, GS건설과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도 베트남 신도시 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할 전망이다.

베트남은 경제가 급성장해 도시화가 빠르게 추진되면서 인프라와 도시개발 등 발주가 많다는 게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건설사들도 이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4일 허명수 부회장과 임병용 대표를 비롯해 최고경영진이 방한 중이던 찐 딘 즁 베트남 부총리와 만나, 베트남 사업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날 현재 추진 중인 베트남 BT사업·냐베 신도시 사업과 앞으로 신규사업에 대한 베트남 중앙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냐베 신도시 사업의 경우, 106만평(인구 6만8000명)의 대규모 사업으로 현재 인허가 단계에 있다. 그린시티와 스마트시티 콘셉트를 적용한 21세기형 복합신도시로 조성한단 계획이며, 내년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GS건설은 현재 호치민 투티엠, 9군지역에도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토목·주택·개발·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대우건설은 하노이에서 스타레이크 신도시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대우건설이 100% 지분을 가진 베트남 THT 법인이 주도하며, 스타레이크는 주거·업무·상업·행정 복합도시로 조성된다. 총 사업비가 약 22억달러로 현재 추진 중인 1단계 사업비만 12억달러에 달한다.

대우건설은 최근 스타레이크 신도시 내 빌라 총 364세대를 모두 완판했고, 603세대의 아파트 분양이 한창이다.

특히, 금융투자업계는 GS건설과 대우건설이 진행 중인 대규모 신도시 개발사업이 진행될수록 수익은 상당할 것으로 분석하는 분위기다.

GS건설이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냐베신도시 조감도. <GS건설 제공>

롯데건설도 베트남에서 신도시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4일 하노이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롯데가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롯데건설은 푸끄엉 그룹과 지난 8월 호치민 탄미로이 신도시 개발사업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으며, 지난달엔 호치민 빈떤 지역에 상업시설, 학교, 아파트(3018가구), 판매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포스코건설과 SK건설은 올해 베트남 첫 석유화학단지인 ‘롱손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와 관련된 대규모 플랜트 수주에 성공했다.

SK건설의 경우, 지난 2월 이 프로젝트의 에틸렌 플랜트 공사(약 20억달러)를 프랑스회사 테크닙과 공동 수주했다. 양사의 공사비는 각각 10억달러다.

포스코건설도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올해 1월 석유화학제품 저장탱크 설치공사와 입출하 부두시설 공사(약 4억달러)를 수주한 데 이어, 8월 부지조성 공사(약 7200만달러)를 추가 수주했다.

포스코건설은 플랜트뿐 아니라 현지 설립한 법인을 통해 도로, 개발사업 등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은 예전부터 진출해 온 시장이며, 그동안의 진출경험을 바탕으로 추가 수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은 발주량이 줄어든 중동을 대체할 수 있는 주력시장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며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교통, 에너지, 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건설 수요가 늘어나는 등 호재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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