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1800만원 vs 길음1 재개발 조합 2600만원

'길음 롯데캐슬클라시아' 조감도 <롯데건설 제공>

[한국정책신문=윤중현 기자] 재개발 단지의 분양가를 두고 조합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의견 차이로 분양 일정이 늦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길음1구역을 재개발하는 ‘길음 롯데캐슬클라시아’(총 2029가구)는 지난해 11월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HUG가 ‘3.3㎡당 1800만원대 이상으로는 보증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분양 일정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롯데캐슬 클라시아는 성북구 길음1구역을 재개발하는 단지다. 규모가 2029가구 대단지로 지하철 4호선 길음역 역세권에 속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건설이 시공하며 지난 2016년 3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지난달 일반분양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합과 HUG의 적정 분양가 차이가 커서 분양보증 승인을 받지 못했다.

조합은 올해 1월 분양한 동대문구 용두동 ‘e편한세상 센트럴포레’의 분양가인 3.3㎡당 평균 26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을 제시했다. 이 단지는 당시 시장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에 HUG 승인을 받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HUG는 내년 12월에 입주하는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아이파크’의 분양가인 3.3㎡당 평균 1800만원을 기준으로 내세우면서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롯데캐슬 클라시아가 성북구 분양단지인 만큼 해당 지역의 분양단지 아파트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HUG의 입장이다. HUG는 서울 등 규제지역의 신규 단지 분양가가 인근에서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분양가를 넘으면 분양보증 승인을 거절하고 있다.

이 같은 양측의 입장 차이로 롯데캐슬 클라시아의 분양 일정이 당장은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동대문구 청량리역 롯데캐슬SKY-L65도 분양보증 문제로 일정이 1년 가까이 늦어졌다. HUG가 제시한 분양가는 3.3㎡당 평균 2300만원이었지만, 조합은 3.3㎡당 평균 2600만원을 원했다. 이 단지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600만원으로 결정됐다.

서울 강북의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HUG의 입맛대로 분양 가격이 결정되는 것 같아 우리 단지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며 “입지와 환경 등을 고려해 분양가를 시장질서에 비슷하게끔 책정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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