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7 이어 갤럭시 폴드까지···삼성전자 신뢰도·이미지 타격 불가피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삼성전자(대표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가 화면 결함 논란을 빚은 ‘갤럭시 폴드’의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한 지난 23일, 관련 부품 업체들의 주가는 하락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2016년 배터리 폭발 사고로 전량이 리콜되면서 2조원대의 손실을 입었던 갤럭시 노트7 사태와 비교할 때, 삼성전자 주가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이었던 갤럭시 노트7과 달리 신제품인 갤럭시 폴드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데다, 아직 정식 출시 전이었던 만큼 삼성전자에 실질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밝힌 갤럭시 폴드의 올해 판매 목표는 100만대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생산물량의 0.3%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지난 23일 관련 부품 업체들의 주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KH바텍은 전 거래일보다 2.99% 떨어진 8440원에 장을 마감했다. KH바텍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이음새 역할을 하는 부품인 힌지(Hinge)를 제작하는 업체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출시에 따른 수혜주로 주목받아왔다.

접을 수 있는 필름인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을 생산하는 SKC코오롱PI는 전 거래일보다 3.39% 내린 3만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C코오롱PI는 PI 필름 글로벌 1위 생산업체로 세계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다.

비에이치도 2.03% 하락 마감했다. 비에이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쓰이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과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을 생산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상대적으로 꿋꿋한 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33% 하락 마감했는데, 24일 12시 30분 현재 2% 가량 추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폴드는 세계 최초의 폴더블폰이었고 1세대 제품이라는 특성상 비밀 유지에 신경을 쓰는 과정에서 테스트 조건이 다소 제한적이었던 것이지 디스플레이 자체의 근본적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IT 산업에서 악재로 보였던 사건 이후 업체들의 대응 과정에 따라 주가 흐름은 부정적이지 않았던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을 계기로 더 완성도 높은 제품이 출시될 경우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에 이어 유럽과 국내 시장 판매도 줄줄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품과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물론 삼성전자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삼성으로서는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불량 이후 또 다시 체면을 구기게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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