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체제 하에 20개 넘는 기업 인수합병 성사…2005년 이후 매출·영업익 지속 성장하며 건재함 과시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공격적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승부사’라는 이름이 붙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또 한번 외국 기업을 ‘쇼핑’했다. 이번엔 미국 화장품 회사 Avon(에이본)이 주인공. 

LG생건은 차석용 체제 아래서 20여차례가 넘는 M&A를 성사시켜 왔으며 이후 단 한번의 역성장도 없이 2005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매년 증가했다. 이번 미국 기업 인수를 통해 중국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게 LG생건의 복심이다. 

26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LG생건은 2005년 차석용 부회장 취임 이후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시작으로 거침없는 M&A로 사세를 키워왔다. 코카콜라음료 인수로 화장품-생활용품-음료에 이르는 ‘3개의 축’을 구축한 뒤 분야별로 다양한 기업을 집어삼켰다.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생수), 2010년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 2011년 해태음료, 2012년 바이올렛드림(색조화장품 보브)과 긴자스테파니(일본 화장품), 2013년 에버라이프(일본 건강기능식품), 프루츠앤패션(캐나다 바디용품), 영진약품 드링크사업, 2014년 R&Y코퍼레이션(일본 화장품·건기식 통신판매), CNP코스메틱스, 2015년 제니스(색조화장품 제조), 2016년 리치 아시아·오세아니아 사업(구강케어 브랜드), 2017년 태극제약, 옥시 익산공장, 2018년 AVON JAPAN(일본 화장품·건기식)과 에바메루(일본 화장품), 캐이앤아이(헤어브랜드 실크테라피 유통·판매), 2019년 AVON 중국 광저우공장, 루치펠로(치약) 등이다. 

이어 LG생건은 지난 25일 미국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회사 New Avon(뉴에이본)의 지분 100%를 1억2500만달러, 우리 돈 약 14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발표를 내보낸 직후였다.  

LG생건에 따르면 에이본은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직접판매 회사다. 2016년 당시 본사였던 미국법인을 포함한 북미사업과 해외사업을 분리해 북미사업을 사모펀드 서버러스(Cerberus)에 매각했다. 이후 북미사업은 뉴에이본, 북미를 제외한 해외사업은 Avon Products Inc.을 사명으로 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생건이 인수하는 뉴에이본은 매출 13조원에 달하던 에이본의 글로벌 사업 본사 역할을 했던 회사다. IT, 구매, 물류, 영업은 물론 일반 관리 분야에도 탄탄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약 7000억원 수준이다.

미국은 글로벌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규모가 각각 50조원에 달한다. LG생건은 미국을 중심으로 가깝게는 주변 시장인 캐나다와 남미, 나아가 유럽을 비롯한 기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해 아시아에서의 성공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LG생건 관계자는 “우수한 R&D 기술력과 제품 기획력으로 에이본 브랜드의 제품 라인을 업그레이드해 사업을 발전시키고 (인수로) 확보되는 북미 인프라를 활용해 LG생활건강 브랜드를 미국시장에 진출시키는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거침없는 인수합병 뒤에는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배경이 있다. 만성화된 불황의 여파로 내수시장이 침체된 데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시장에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 대부분이 타격을 입는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 LG생건은 나홀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상태다. 

전날인 25일 공시된 LG생건의 2019년 1분기 매출은 1조8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 영업이익 3221억원, 당기순이익은 2258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13.5%, 14.9% 늘었다.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3000억을 돌파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6조7475억원, 영업이익은 1조393억원 이었다.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4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6분기 연속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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