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해운업의 친환경 전환 추진에 맞춰 R&D 투자 비용 늘려
업계 "산업군이 힘을 모아 리스크 줄여 미래 조선시장 선점 힘써야 할 것"

HD한국조선해양이 2030년을 목표로 개발에 나선 대형액화수소운반선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이 2030년을 목표로 개발에 나선 대형액화수소운반선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적으로 기존 화석연료를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려는 바람에 맞춰 친환경 분야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K-조선을 대표하는 조선 3사가 일제히 흑자전환한 가운데, 미래 시장을 대비해 많게는 30%까지 R&D를 확대했다.

◇조선업계, 작년에 친환경 분야 기술력 확보 위한 R&D 투자 늘려

29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624억3700만원을 R&D에 투자했다. 이는 전년(1251억6500만원) 대비 30% 늘어난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오션 트렌스포메이션(바다 대전환)'이라는 그룹 비전을 발표하며 사업목적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을 추가했다.

특히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하는 밸류체인으로 구축해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중공업 판교R&D센터.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판교R&D센터.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전년(616억원) 대비 약 12% 늘어난 688억원을, 한화오션은 전년(745)대비 약 2% 증가한 762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미래사업개발실을 신설하며 R&D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미래사업개발실에선 선박 운항의 '디지털 솔루션'과 탄소배출 저감 기술인 '그린 솔루션' 등을 연구할 계획"이라며 "기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도 지난해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 비전에 맞춰 친환경 연료 기반의 추진체계와 친환경 운반선, 자율주행 선박 기술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석연료 대체 기술 개발하라'…기술 개발 앞선 국내 조선업계에 기회

국내 조선업계가 이처럼 R&D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운업의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선박용 에너지원 기술 발전과 충분한 공급체계 구축, 각국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 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 노르웨이선급협회(DNV)가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해운업계가 현재 추세에 맞춰 친환경 연료 사용을 늘리려면 2030년에 연간 1700만톤이 넘는 양이 필요하다. 

국내 조선업계는 현재 자체적으로 수소 및 메탄올 선박 개발에 나서면서 기술 측면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9월 세계 처음으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으며 지난해 9월 그 첫 번째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한국과 호주, 일본 주요기업과 2030년까지 탄소배출이 적은 수소 해상 운송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탈탄소 흐름에 따라 친환경 선박 개발을 위한 투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조선사뿐만 아니라 정부와 학계, 연구계 등 모두가 힘을 모아 예상되는 리스크를 나눠 미래 조선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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