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 기록
[한국정책신문=주가영 기자] 지난해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흑자를 낸 가운데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9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16억6000만달러 적자에 비해 소폭 늘어난 수치다.
한은은 "2010년 통계 편제 후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2016년에는 한 중견 제약회사가 큰 규모로 특허권을 수출한 것이 있었는데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산업재산권이 23억1000만달러 적자였다. 특히 상표권 적자가 16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특허 및 실용신안권이 13억8000만달러 적자를 냈지만 역대 최소였다.
한은은 "전기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국내 대기업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의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입이 줄고 베트남 등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수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역대 최소 특허 및 실용신안권 무역수지는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통계 편제 후 최초로 흑자를 기록하는데 주요 요인이 됐다.
국내 대기업은 지난해 지식재산권에서 2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2015년에는 26억3000만달러, 2016년에는 12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30억3000만달러다.
한은은 외국계 IT기업을 중심으로 상표권,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수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13억2000만달러, 7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전기전자제품(-10억6000만달러), 기타기계 및 장비(-2억1000만달러), 화학제품·의약품(-2억 달러) 등 대부분 업종에서 적자를 냈다. 다만 자동차·트레일러 업종에서는 7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대(對) 베트남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연중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냈다.
2014년까지는 1억달러 흑자에도 미치지 못하다가 2015년 16억8000만달러, 2016년 18억4000만달러, 2017년 2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흑자폭이 축소됐다. 지난해 중국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9억8000만달러 흑자에 그쳤다. 특히 음악·영상 저작권 수출이 감소했다.